'악바리' 동국제강…철강 불황 뚫고 2년 만에 재무개선 약정 졸업

입력 2016-06-03 17:54   수정 2016-06-04 05:02

포트폴리오 발빠른 조정
후판사업 매각하고 고부가 컬러강판 늘려
악재 속 지켜낸 브라질 CSP제철소 10일 가동

4분기 연속 흑자 뒤엔…
직원 기 살리기·막걸리 번개 등 장세욱 부회장 리더십 빛나



[ 도병욱 / 송종현 기자 ] 동국제강이 2년 만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했다. 당초 예상하던 기간(3년)보다 1년을 앞당겼다. 철강업계에선 “적극적인 사업 구조조정, 영업력 유지·강화, 리더십 등 3박자가 잘 어우러져 이룬 성과”란 평가가 나온다.


◆예상보다 빠른 위기 극복

동국제강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2016년 재무구조평가 결과에 따라 재무구조개선 약정 종료를 통지받았다고 3일 발표했다. 동국제강은 철강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2014년 6월18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었다.

당시 재무구조개선 기간으로는 3년이 설정됐다.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기업은 스스로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추진하면서 1년에 한 번씩 채권단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재무구조개선 약정 기간 동국제강의 영업실적과 재무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2014년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동국제강은 작년에 19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5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15년 2분기(539억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2013년 말 247.8%이던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말 189.8%로 낮아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재무구조개선 약정 조기 졸업은 수년째 글로벌 경기불황과 공급과잉으로 철강산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사업재편

동국제강이 당초 계획보다 빨리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 번째는 적극적인 사업 구조조정이다.

동국제강은 글로벌 경기부진과 공급과잉 여파로 철강업황이 부진의 늪에 빠지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강점을 갖고 있는 컬러강판 및 철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빨리 재편했다. 먼저 후판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13년 연산 100만t 규모의 포항 1후판 공장을 인도네시아 구나완 다얀자야 스틸에 매각했다. 포항 2후판 공장은 2015년 가동을 중단한 뒤 원매자를 찾고 있다.

후판사업이 빠져나간 자리는 자회사이던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해 이 회사가 생산하고 있던 컬러강판으로 메웠다.

유니온스틸의 후신인 동국제강 냉연사업부는 작년 4분기 42만7000t을 판매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엔 44만1000t을 팔았다. 이성호 동국제강 경영관리담당(상무·CFO)은 “컬러강판은 작년 4분기에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엔 작년 4분기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핵심 영업역량을 훼손할 수 있는 자산 매각은 피했다. 동국제강이 브라질에 짓는 CSP제철소는 오는 10일 화입식(고로에 첫 불을 넣어 가동을 시작하는 행사)을 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동국제강은 이곳에서 한 해 생산할 예정인 슬래브 300만t 중 160만t을 공급받아 후판 생산 원료로 쓰거나 다른 철강기업에 판매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브라질 경기부진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도 이 설비가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성공적인 형제 경영

작년 5월 장세주 회장이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된 뒤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우려됐던 경영 공백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도 부활에 성공한 요인 중 하나다. 동생인 장 부회장으로선 최대주주인 장 회장(1분기 말 기준 지분율 13.84%) 구속 이후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주변 눈치를 보면서 주저할 때가 아니다’는 판단을 내렸다.

육군사관학교 출신(41기)인 장 부회장은 형인 장 회장이 추진해온 사업재편 작업을 공백 없이 이어받았다. 그러면서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발휘해 가라앉은 직원들의 기를 살리는 데도 힘을 쏟았다.

장 부회장은 무작위로 선정한 직원들과 ‘막걸리 번개’를 하고, 극장을 대관해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다. 연초 시무식에선 본인이 사회자로 직접 나서 토크쇼 형식으로 직원들과 소통했다.

도병욱/송종현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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